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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uwaz의 일상 팔레트/luwaz의 독서 이야기

2020/4/27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

 

 

나는 너한테 가게 물려줄 생각 없어

네가 무슨 일이 있어도 기필코

생선가게를 운영하겠다면 얘기가 달라져

하지만 지금 너는 그게 아니야

그런 자세로 가게 물려받아봤자

너 생선 장사 제대로 못해

몇 년쯤 해보다가 역시 음악을 할 걸 그랬다고

징징거리는 반편이가 되겠지

집안도 좀 생각하겠다는데 그게 잘못이야?

그런 훌륭한 말은 뭔가 한 가지라도

성공한 다음에 해야지

너 지금까지 음악 하면서 뭐든 하나라도 성과를 냈어?

아직 아무것도 못했지?

부모 말을 무시하면서까지 한 가지에 몰두하기로

결심을 했으면 그만한 것을 남기라는 말이야

내 말은 그것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

생선가게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

그거야말로 크게 실례되는 소리다.

너한테 도와달라고 할 만큼 나나 우리 가게는

허약하지 않아.

그러니 쓸데없는 생각 말고 한 번 더 목숨 걸고 해 봐

도쿄에 가서 열심히 싸워보라고.

그 결과 싸움에 패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괜찮아.

어떻든 너만의 발자취를 남기고 와 그걸 못해내고서는

집에 돌아오지 마라 알았지?

사나이 대 사나이의 약속이다.

중요한 건 본인의 마음가짐이야.

마지막 순간까지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

자신을 믿어야 합니다.

부디 내 말을 믿어보세요.

아무리 현실이 답답하더라도

내일은 오늘보다 멋진 날이 되리라 하고요.



이름 없는 분에게
어렵게 백지 편지를 보내신 이유를

내 나름대로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.

이건 어지간히 중대한 사안인 게 틀림없다.

섣부른 답장을 써서는 안 되겠다,

하고 생각한 참입니다.

늙은 망령이 난 머리를 채찍질해가며

궁리에 궁리를 거듭한 결과 이것은

지도가 없다는 뜻이라고

내 나름대로 해석해보았습니다.

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을

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

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

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

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

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.

하지만 아마 당신은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것 같군

요.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.

그래서 목적을 정하려고 해도

길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.

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.

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죠.


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 봅시다.

백지이기 때문에 어떤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.

모든 것은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

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

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.

이것은 멋진 일입니다.

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 없이

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.

상담 편지에 답장을 쓰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없을 것이

라고 생각합니다.

마지막으로 멋진 난문을 보내주신 점

깊이 감사드립니다.




누군가에게 알게 모르게 받아온 도움을

이제 망설임 없이 남에게 베풀었을 때

흐뭇한 기적의 연쇄가 일어난다.

지금 선택한 길이 올바른 것인지

누군가에게 간절히 묻고 싶을 때가 있다.


고민이 깊어지면 그런 내 얘기를 그저

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울 것이다.